내 탓이요....

어제 학교서 논문만 읽고 오자라고 했건만...
나름 알찬시간을 보낸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정말 엉망인 하루의 주일이 되었다.
평소와 달리 열쇠 안챙겨왔다고 경비실 당직자께 아쉬운 소리도 들어야 했으며 간만에 들린 학교 편의점은 대대적인 공사로 배고픔을 못이기고 저녁외출까지 해야했으며...
오늘은 운동화도 신었겠다 힘차게 집에 가야겠다는 나의 다짐은 어쩜 이리도 무색하게 아래 마지막 계단이 있다는 걸 모르고 그만 헛딛어 꼬꾸라지고 말았다.

평소 저녁시간이 되면 학교 에너지 절약도 좋지만 너무 어두운거 아닌가 했었는데 그에 따른 희생양이 내가 될 줄이야. 얼마나 놀랬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턱이 안나가구 안경이 안날아 간 것이 어딘지... 내 가방과 내시계는 저만치 날아가 있구....
절대 혼자 못 일어나겠어서 한참을 누워? 있었다. 창피함보다는 이런적이 없었기에 더 없이 무서섭기만 했다. 겨우 일어나 한쪽다리 낑낑거리며 내려오는데 오늘따라 택시도 없고 내려가는 차도 많지 않고 바보 같이 콜택시는 어떻게 부르는지도 모르고 ㅠ..ㅠ 학교 정문이 왜이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간혹 내려 오는 차에 손을 들고 도움을 요청해도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다행 어떤 착한 학생의 부축임으로 겨우 내려오긴 했는데 자꾸 날 엎어준다는 그 학생의 고집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이상한 분위기만 만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몸도 마음은 점점 상하구...
내가 오해를 했다면 정말 미안할 일이겠지만... 미안할 일은 아닌 듯 하여 무섭기만 했다.
겨우 학교를 나와 택시는 잡아 탔지만 택시인지 버스인지 정체현상 없는 도로에서 버스보다 더 여유로운 기사님의 운전실력은 날 더욱 화나게 하고 속상하기 그지없다.

저녁 먹지 말고 바로 집에 왔으면 이런 일도 없을 테지...
콜텍시 부를 줄 알았다면 이래저래 덜 속상했겠지...

병원에서는 우선 일주일간 깁스를 해보고 다시 상태를 보자하자는 의사선생님.
난생 처음 깁스에 목발에 한없이 불편하다. 학교에서는 어떻게 이동해야 할런지...
결과적으로는 나의 부주의. 그 누구를 탓하랴.
모두 내 탓이요. 나의 큰 탓이로소이다.

엄마가 내게 힘을 주신다.
좋은 일이 있으려구 네가 그런걸꺼야...
촛불켜고 온 당일 이렇게 됐으니 정말 다행이지 뭐니...

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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